" 난 보라색을 좋아해, 하지만 그만큼 너를 더욱더 좋아해. 고마워 나의 달빛이 되어줘서 "
어느 여름의 이른 아침 국방색의 군복을 입고 서서히 들어와 한 남자가 침상위에 누워있는 남자에게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 후- 후- 고미르 병장님.. 고미르 병장님.. 기상하셔야 됩니다.. "
누워있던 남자는 몸을 뒤척이며 조심스레 눈을 뜨고는 상황을 직시하며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는 입꼬리에 웃음을
감추지 못 한채 기분 좋은듯 씨익-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 하 .. 드디어 끝이구나. 이 지긋지긋했던 군생활 드디어 집에 간다..! "
" 부럽습니다, 형 "
불침번이였던 그의 후임 이중호 일병이 축 쳐진 어깨와 나지막한 목소리로 전역 첫 날의 말동무가 되어준다.
" 중호야 "
" 일병 이중호? "
" 뺑이쳐라.."
축 쳐진 어깨가 더욱 더 내려간 이중호 일병이 애써 웃으며 부러움과 시기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을 한다.
" 보고싶..진 않을것 같습니다..! 하하하 그래도 많이 챙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럼 전 다른 생활관에 가봐야 해서..."
" 그래 , 고생하고 다치지 마라 알겠지? "
듣는둥 마는둥 고개만 끄덕거리고는 축 쳐진 어깨와 무거운 군화를 질 질 끌고서는 시야에서 사라져간다.
" 자 이제 씻어볼까 "
새벽 일찍 기상한 고미르 병장 콧노래가 저절로 나와 흥얼거리며 샤워바구니와 수건을 챙겨 샤워장으로 향한다.
샤워장에서 혼자 노래를 부르며 말끔하게 씻고 난 후 생활관에 들어와 최소한의 짐만 꾸려서 가방에 담고있다.
" 후- 후- 기상 기상 각 생활관 기상 "
얼마전까지만 해도 듣기 싫었던 저 당직사관 목소리 오늘은 천상의 하모니마냥 감미로움 마저 느껴지는
고미르 병장 이였다.
" 후- 후- 행정반에서 전파합니다. 금일 전역자 금일 전역자 행정반 앞으로. "
짐을 싸면서 방송을 듣던 고미르가 손살같이 뛰쳐나가 행정반 앞으로 갔다.
웃음을 참지 못하며 흥얼거리는 고미르 병장을 방금 막 기상한 후임들은 시기어린 눈빛과 부러움 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볼 뿐이였다.
" 그래 미르 거진 2년동안 고생 많이했다, 그냥 말뚝 박는게 어떠냐? "
이 끔찍한 말을 건네는건 당직사관인 보급관 상사 홍재성 이 말을 듣곤 고미르는 등에 솜털들이
쭈뼛쭈뼛 서며 소름이 끼쳤지만 신명난 목소리로 말 한다.
" 싫..습니다..!! 크크 "
" 그래, 그럴줄 알았다 이 자식아.. 크크 다시한번 말 하지만 고생 많았다 미르야 .. ! "
행복한 표정과 감사하다는 말을 끝으로 부대원들의 전역사열을 받으며 그렇게 그렇게
뜨거운 한 여름 어느날 고미르는 전역을 했다.
좋아.. 이제 전역도 했다.. 뭐 부터 하지? 내가 이것도 버텼는데 뭘 못하겠냐..!
동생같은 부대원들의 고생했다는 말을 뒤로 마음속에서 부터 소리치는 고미르였다.
부대내 위병소로 걸어가며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거리고는 깊은 생각에 빠지고 있다.
여기도 저기도 .. 다 이젠 볼 수 없겠네..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아쉬운 마음과 떨리는 마음이 같이 공존하는 상황속에 드디어 위병소 앞에 도착했다.
위병소 문을 열고 위병초장에게 행복한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전역한다고 말 하고는
거침없이 위병소 밖으로 나아가 평소엔 신경도 안쓰던 핸드폰을 애지중지 다루며
택시를 부르곤 담배를 한대 피웠다.
" 하..시발 위병소 앞에서 담배피는게 소원이였는데.. 그걸 이루는 구나 내가.. "
저 멀리 보이는 택시가 서서히 다가올때쯤 담배를 다 피우고 꽁초를 버리곤 자신 앞에
세운 택시에 탑승을 하며 신나는듯한 목소리로 시외버스터미널로 가달라고 한다.
" 기사님 , 시외버스터미널로 가주시겠어요? "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 이에 기사는 그런 미르의 모습을 보고는 씨익- 웃어주며 알겠다고 한다.
" 전역 하셨나봐요? 기분이 좋아보이시네 ~ "
" 네 !! 오늘 전역했습니다, 얼른 집에 돌아가서 부모님 뵙고 친구들이랑 같이 놀려구요!"
" 나도 전역했을때가 참 좋았는데.. 뭐든 할 수 있을거 같고 근데 그게 사람 마음처럼 쉽지 않더라고요 "
" 한번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하하 "
" 응원할게요, 전역 축하해요~ "
축하한다는 말과 동시에 터미널 앞에 정차한 택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택시에서 내려
매표소로 향하여 심드렁해 보이는 직원에게 말을 건넨다.
" 원주 하나요. "
" 예 ~ 9,400원 입니다. "
심드렁 심드렁 하는 직원의 모습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오늘 전역이라는 행복한 날의 시작을
저런 직원때문에 망치기는 싫었다는 생각을 맘 속으로 생각하며 감사하다는 말을 끝으로 표를 잡고는
버스에 탑승한다.
"자 이제 가볼까 ? "
이때까지만 해도 알지 못 하고있다 자기자신앞에 어떤 일들이 펼쳐지고 어떤 행복과 슬픔이 피어나고 질지..
보라와 달빛 아래 (2화 ) : 새로운 시작 (0) | 2024.05.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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