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26일(현지시각) 새벽 대형 선박이 다리를 들이받으면서 다리가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다리를 지나던 자동차 몇 대가 강으로 떨어졌으며 구조대원은 적어도 7명이 물에 빠진 것으로 보고 수색 작업을 벌였다.
에이피(AP) 통신 등은 이날 새벽 볼티모어 항구 인근의 퍼탭스코강을 가로지르는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키 다리) 밑을 지나던 싱가포르 국적의 컨테이너선 ‘달리’가 교각 중 하나와 부딪혔다고 보도했다.
이 충격으로 다리 몇 부분이 강 밑으로 무너져 내렸고 다리를 지나던 차량들도 함께 추락했다. 통신은 당시 다리 위에 있던 차량 가운데는 트레일러 등 대형 차량도 있었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공개된 현장 영상을 보면, 이 배는 다리와 부딪힌 뒤 불이 났고 검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았다. 로이터 통신은 충돌과 함께 교량 중심부가 무너져 내리는 영상 등도 소셜미디어에 올라왔으나, 영상의 진위 여부는 미처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케빈 카트라이트 볼티모어 소방국 보도 담당관은 “이날 오전 1시30분께 긴급 구조를 요청하는 전화가 몇 통 접수됐다“며 “이 다리 붕괴는 대형 사건으로 발전할 여지가 있는 아주 심각한 비상 사태”라고 말했다. 그는 구조대원들이 물에 빠진 사람을 적어도 7명으로 보고 수색을 하고 있으나 정확한 숫자는 아직 확인하기 어렵다며 “우리의 초점은 사람들을 구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아에프페(AFP) 통신은 물에 빠진 사람이 최대 20명에 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해양대기청 자료에 따르면 사고 당시 다리 밑 수온은 영상 8도 정도였다.
웨스 무어 매릴랜드 주지사는 비상 사태를 선포하고 연방 정부 자원을 빠르게 투입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사고 선박은 볼티모어 항구를 출발해 바다로 빠져나가던 중 다리와 충돌했다. 이 배의 최종 목적지는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였다.
키 다리는 1977년 개통됐으며 길이는 약 2.6㎞다. 메릴랜드주 교통 당국은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이 사고로 양방향 차선이 폐쇄됐고 차량이 우회하고 있다”고 알렸다.